2025년 7월 22일
팝업스토어만 잘해도 브랜딩이 된다?
팝업 스토어 시대에, 우리가 정말 물어야 할 질문

최근 몇 년 사이, 마케팅 업계에서 팝업스토어는 하나의 ‘필수 코스’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성수동, 연남동, 한남동 일대를 걷다 보면 주말마다 새로운 브랜드의 팝업이 열리고, 포토존 앞에는 긴 웨이팅 줄이 생깁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성수 팝업 투어’ 콘텐츠가 넘쳐나고, MZ세대의 ‘주말 데이트 코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유행 속에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
“정말 팝업 스토어를 열기만 하면 브랜딩이 되는 걸까요?”
요즘 팝업은 단순한 임시 매장이 아닙니다. 판매보다 ‘경험’이 우선이며, 제품보다 ‘이미지’가 강조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과연 팝업 스토어를 통해 브랜드의 본질을 전달하고 있을까요?
브랜딩은 일시적인 주목이 아닌, 장기적인 인식입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팝업 스토어를 브랜딩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경험을 통해 ‘브랜드의 감도’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죠. 이를 위해 인테리어, 조명, 굿즈, 포토존 등 공간의 요소 하나하나에 신경을 씁니다.
하지만 브랜딩은 단지 예쁜 공간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뚝딱이님의 브런치글 “팝업스토어 왜 다 똑같아졌을까, 구성와 진행의 문제점”에서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지가 선명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공간은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와 철학이 내재되어야 의미가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일시적 체험에 그치고 맙니다.
브랜딩은 단순히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진정한 브랜딩은 소비자의 머릿속에 브랜드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작업입니다. 즉, 단발성의 이벤트로 인한 유입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입니다.
팝업스토어는 바로 이 ‘기억’을 설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예쁘고 힙한 공간을 만들고, 굿즈를 나눠주며 포토존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브랜드의 본질이 소비자에게 도달할까요? 어쩌면 오히려 브랜드가 의도한 바와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각인시킬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팝업스토어 전문 기업 스위트스팟의 “브랜드 마케팅 목적에 따른 팝업스토어 유형”에 따르면, 팝업스토어를 브랜딩으로 연결 짓기 위해서는 “브랜드 메시지를 일관되게 설계하고, 방문자 여정 속에서 그 메시지가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결국 팝업스토어의 성패는 팝업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고 설계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팝업 스토어는 브랜드 경험의 집약체입니다

팝업 스토어의 진짜 의미는 ‘체험을 통한 인식’에 있습니다. 브랜딩에서 가장 강력한 인식은 직접적인 경험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한정된 공간과 시간 안에서 브랜드의 세계관, 가치, 감성, 그리고 메시지를 응축해서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브랜딩이 아닐까요?
성공적인 팝업스토어는 브랜드의 철학이나 태도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소비자가 브랜드를 신뢰하거나 호감을 갖게 만듭니다. 실제로 인사이터의 “숫자로 보는 팝업 성공 전략”에서는 성공적인 팝업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팝업 스토어의 다양한 요소에서 입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팝업 스토어를 설계하려면 브랜드의 이야기와 고객의 체험이 일관성 있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소비자는 단지 ‘왔다 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메시지를 ‘느끼고’,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목적 없는 팝업은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많은 브랜드가 팝업을 기획할 때 간과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목적 설정’입니다. 왜 이 팝업을 여는지,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이후의 행동(CTA)은 무엇인지가 모호하면, 소비자에게 남는 것도 없습니다. 진짜 브랜딩은 브랜드와 고객 간의 지속적인 관계 맺기입니다. 그것이 팝업 스토어이든, 유튜브 콘텐츠이든, 고객 서비스든 형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본질은, 브랜드가 사람들과 어떤 감정적 교류를 하고 싶은가에 달려 있죠.
따라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인지, 특정 캠페인 메시지를 확산시키기 위한 것인지, 혹은 제품 판매나 리서치를 위한 것인지에 따라 기획 방향은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예쁜 공간을 만들고 굿즈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기획 초기 단계에서 팝업의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브랜딩의 첫 걸음입니다.
사례로 살펴보는 브랜딩형 팝업 스토어

(스위트스팟, ‘브랜드 성장을 이끄는 팝업스토어 타이밍 5가지’) 룰루레몬 ‘TWG 팝업’은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서, 건강한 삶과 마음챙김이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직접 경험하게 만들었습니다. 명상 돔, 요가 세션, 감정카드 등은 고객의 삶 속에 룰루레몬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연결시켰습니다.

(헤이팝, ‘코오롱스포츠의 50년 역사 돌아보는 전시’) 코오롱스포츠의 ‘에버그린 에너지(EVERGREEN ENERGY)’ 전시는 코오롱스포츠의 역사를 아카이브 콘텐츠 및 제품을 통해 알리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과 키네틱 아트를 통해 자연과 연결되어 있는 코오롱스포츠의 브랜드 이미지를 경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위와 같은 팝업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제품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입니다.
팝업은 ‘브랜딩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팝업 스토어는 브랜딩을 완성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오히려 고객과 브랜드가 처음으로 깊이 있게 연결되는 지점이며, 그 이후의 브랜드 여정을 열어주는 ‘트리거’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팝업을 여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경험을 설계할 것인가”, “어떤 메시지를 남길 것인가”, “방문 후 고객과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입니다. 브랜드는 팝업 이후 소비자의 인식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가 중요하죠. 즉 콘텐츠, CRM, 리타게팅, 재방문 동선 등을 포함한 후속 설계가 필요합니다. 브랜드는 단지 ‘좋은 추억’을 남겨주는 것이 아니라,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험 설계를 통해 장기적인 팬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분명 팝업 스토어는 강력한 브랜딩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브랜딩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면, 단순히 특이한 공간이나 굿즈 판매를 넘어, 브랜드의 이야기를 경험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다음에 팝업스토어를 기획하신다면, ‘어떤 팝업을 할까?’가 아니라 ‘우리는 왜 이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보시시는게 어떨까요? 그렇게 한다면 사람들은 ‘내가 가본 팝업’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브랜드’로 떠올릴 것입니다.